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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에세이]카더라 통신 카더라 통신이란 말이 생긴지도 꽤 지난것 같은데, 그 통신의 무용성과 부작용에 대한 비판보다는 전술적, 정치적 수단으로서의 위용만 나날이 커져가는듯 하다. 올드보이에서 최민식에 대한 연민은 거의 모든 사람이 카더라 통신을 사용하고 한편으로 의존한다는 증거가 아닐까. 근데 '카더라'는 꽤 구체적이며 결정적으로 매우 추상적이다. 뜬구름 속에서 비가 내리는 느낌이다. 그 비를 맞을 대상은 정해져있지도 않다. 갑작스런 뜬구름비에 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입는다. 그리고 새로운 뜬구름을 제조하기도 한다. 그 과정의 반복속에 카더라는 친교의 수단이자 모략의 도구가 되어갔다. 도구화가 될수록 뜬구름은 더욱 높이 상승해 실제 현실과 멀어졌다. 사람들이 자주 쓰는 표현 중에 "왜 나를 믿지 못하니?" 또는 "저를 믿어주세요.. 더보기
[에세이]잡초 꽃이 피기 전에는 잘 몰랐다. 풀들은 겉보기 그저 그랬고, 그래서 '잡초'라 불렸다. 나도 그 것들이 잡초라고 생각했다. 하나같이 비슷했다. 내가 뿌린 씨들이 어떤 모습으로 크는지 알 기회도 없이 화단은 잡초밭이 되었다. 잡초는 강하고 빠르고 끈질기다. 딱히 무엇을 제거해야 하는지 모른채 시간은 갔고 무엇인가 제거하기엔 너무 늦은 시간도 왔다. 백일홍이며, 코스모스, 루드베키아, 민들레가 꽃을 피었다. 달맞이꽃도 나리꽃도 뒤늦게 꽃을 피었다. 개망초도 피어나고, 개미취도 보였다. 다 한 때 잡초였던 녀석들이다. 이제 좀 서로 알아가나 싶었더니 또다시 사라진다. 다시 잡초가 되었다. 꽃을 보기위해 기다린 시간이 지나간다. 매일같이 흩날리던 물줄기며, 그 사이 반기던 무지개며, 가끔 못보던 잎과 줄기를 발견.. 더보기
[영화]인천상륙작전 이거 머... 용공좌빨 색출을 위한 사상 세뇌용 기획 영화인 줄~ 안 보는 게 조금더 상쾌한 하루에 도움이 된다. 편향적 역사관을 심을 수 있는 영화이므로 미성년자 관람불가 등급이 되어야 할 것 같다. 더보기
새로운 여행에 필요한 것은? '눈물을 마시는 새'(이영도)에 나오는 많은 명언 중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말을 소개한다. "새로운 여행을 위해 필요한 것은 새로운 장소가 아니라 새로운 눈이다." 항상 반복되는 일상에서 행복을 찾기 위해서는 어딘가로 비싼 돈을 주고 떠나는 여행이 아니라 익숙했던 주변의 풍경을 다시 보는 눈이라는 사실이다. 오늘 다시 한번 주변을 둘러보자. 그리고 내 주변 사람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봐주자. 더보기
오늘의 말씀_2016.06.05. "남이 자신을 알아주지 못할까 걱정하지 말고 내가 남을 제대로 알지 못함을 걱정해야 한다." -논어 제1편 '학이' 중 통신이 발달하고 세상이 좁아진 만큼 사람들은 많은 다른 사람과 마주치고 관계를 맺으며 한편으로 멀어진다. 언젠가부터 소통, 인간관계, 설득의 기술, 심지어 아부까지도 인간의 중요한 능력으로 간주되어 수많은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SNS는 물론, 직장 및 학교까지도 사람들은 서로 잘 보이기위해 갖은 애를 쓴다. 누군가 자신을 어떻게 보는가가 중요시되면서 자연스레"내편"도 중요시 되고 그 내편들만이공유하는 무언가가 "대세"가 되기도 한다. 한편 그 대세를 따라가지 못하면 배척하기도 한다. 논어 학이편에 나온 공자님의 말씀은 여기에 의문을 던지는 듯하다. 당신들은 누군가에게 인정받는 자.. 더보기
사랑이란 사랑이란, 그가 내 아픔의 끝없는 기원임을 기쁘게 인정하는 것이다. - 그때 알았더라면 좋았던 것들, 정여울 - 더보기
여름, 교실 선풍기 소리가 목소리를 잡아챈다. 윙윙거리는 에어컨은 시선마저 앗아간다. 양말도, 셔츠도, 때로 바지마저 벗어던진 채 칠판도 진동하고 부채도 진동하고 그럼에도 채 식지않은 열기로 잠을 청하는 그대들.. 더보기
[자작 초 단편소설]위대한 세대 사랑 연못이 있었다... 그 곳에 개구리 마을이 있었다.. 많은 개구리들이 살기에 연못은 작았다.. 개체수가 증가해 결국 먹을 것이 부족하게 되었다. 굶주림에 허덕이는 개구리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무언가 대책이 필요했다. 용기있는 개구리가 나섰다. 이 연못 밖으로 나가보겠다고.. 분명 좋은 세상이 나올 거라고.. 반드시 알아내서 돌아오겠다고.. 용기있는 개구리는 모험을 떠났다.. 연못을 나와 큰 도로가 나왔다.. 용기있는 개구리는 과감하게 도로를 횡단하기 시작했으나.. 몇발짝 못 가 커다란 차에 깔려 죽고 말았다.. 연못에 남아있던 개구리들은 용기있는 개구리가 돌아오지 않자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한참을 기다린 뒤 다른 의리있는 개구리가 나서기 시작했다. 분명 용기있는 개구리는 사고를 당한 거라고.. 뱀에.. 더보기
음.. 벌써 일요일..밤...10시 반....음... 해야 할 일을 생각하면 머리가 벌써 아프다...;;;;;;;;;;;;;;;;;; 큰 일이군... 그럼에도 하루 종일 잉여짓을 한 것이 전혀 후회가 되지 않는구나..ㅋ 오늘 읽은 책에 그런 구절이 나왔다. "차가워도, 차갑지 않아도 신은 이곳에 있다." 프로이트의 제자로 집단 무의식을 얘기했던 심리학자 카를 융이 자기 집 대문에 새겨놓은 글이라고 한다. 검색해보니 "컴플렉스" 라는 용어도 이 분이 처음 주장했다고 한다. 아무튼 깊게 생각해 본다. 차가워도, 차갑지 않아도 신은 이곳에 있다.... 머리가 어지럽다.. 최근 나에게 닥쳐온 많은 걱정들.. 오늘 매우 슬퍼하신 나의 어머니.. 내 탓이지만.... 이틀 전 조심스런 문자를 보내오신 나의 아버지.... 더보기
단편소설 '김씨' 김씨는 황당하다. 아침에 출근하는데 가만히 서있는 김씨에게 차가 달러와 치고 지나갔기 때문이다. 아프기도 하고 괘씸해서 화도 났지만 어쩔도리가 없었다. 일단 출근을 하고 보니 아침에 자신을 쳤던 차가 덩그러니 주차장에 있었다. 그 차는 옆 부서 3팀장님 차였다. 일부러 그러시진 않았겠지 생각하며 넘어가려 했다. 그런데 2팀장님이 김씨를 찾아가더니 대뜸"자기 왜그랬어?"라며 핀잔을 준다. 머가요?라고 얼빵하게 되묻는 김씨에게 2팀장은 걱정스런 말투로 3팀장님께 왜그렇게 했냐며 사과드리란다. 김씨는 자신이 사과를 받아야 할 상황에 오히려 핀잔을 들으니 너무 황당했지만 꾹 참고 무슨말인지 다시 물어보았다. 그러자 2팀장이 말하길"자기가 아침에 3팀장님 차 긁어놓고 그냥 모른체 했다며~사람이 그렇게 살면 안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