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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단편소설 '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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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황당하다.
아침에 출근하는데 가만히 서있는 김씨에게 차가 달러와
치고 지나갔기 때문이다. 아프기도 하고 괘씸해서 화도 났지만
어쩔도리가 없었다. 일단 출근을 하고 보니 아침에 자신을 쳤던
차가 덩그러니 주차장에 있었다. 그 차는 옆 부서 3팀장님 차였다.
일부러 그러시진 않았겠지 생각하며 넘어가려 했다.
그런데 2팀장님이 김씨를 찾아가더니 대뜸"자기 왜그랬어?"라며 핀잔을 준다. 머가요?라고 얼빵하게 되묻는 김씨에게 2팀장은 걱정스런 말투로 3팀장님께 왜그렇게 했냐며 사과드리란다.
김씨는 자신이 사과를 받아야 할 상황에 오히려 핀잔을 들으니 너무 황당했지만 꾹 참고 무슨말인지 다시 물어보았다. 그러자 2팀장이 말하길"자기가 아침에 3팀장님 차 긁어놓고 그냥 모른체 했다며~사람이 그렇게 살면 안돼~"라며 혀를 차는 것이다.
김씨는 무슨 소리라며 자신이 피해자라고 했지만 2팀장은 다시 김씨에게"누구나 피해자라고 생각해, 그런 자세가 문제야. 어른이 말을 하면 잘듣고 생각을 해야지."하며 훈계를 하였다.
김씨는 답답했지만 대화가 되지않는다고 느꼈고, 사과할 생각도 없었기에 그냥 자리를 떠버렸다.
그로부터 일주일쯤 흘러 3팀장이 김씨에게 찾아갔다. 멀뚱히 지켜보는 김씨에게 3팀장은 장황한 설명을 덧붙여 회사의 미래를 위해 일 하나를 해주면 안되겠냐고 묻는다. 능력있는 김씨는 항상 일더미에 파묻혀 살았기에 일 하나 느는것쯤이야 가볍게 생각하고 다른 팀의 일을 수락한다. 외부자본을 따와서 하는 일이라 이것저것 조건을 따질것이 많았지만 어떻게든 될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자본줄이 었던 모그룹의 경영악화가 찾아왔고, 사업은 중단됐다.김씨는 준비한것이 아쉬웠지만 어쩔수없는일이라 생각하고 3팀장에게 보고하러 갔다.
"3팀장님, 자본 제공처 사정이 어려워 지원해줄수 없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사업은 포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아니, 김대리님. 무슨 말씀이세요. 그렇게 무책임하게 말씀하시면 어떡합니까? 다른 자본루트를 확보하시던가 개인적으로 투자를 좀 하시던가 해서 완성하셔야죠. 저희 입장은 생각하지 않으세요?""아니, 팀장님. 원래 제 일도 아니었고 자본처가 확실한 상황에서 부탁하신 일이라 기타 행정적인 일만 도와드리려고 했던 건데 이건 너무하시죠~""아니, 김대리림. 몇살이세요? 어른이, 회사 선배가, 상사가 말하는 데 일일이 따지고 들고 자기 잇속만 챙기려 하시네요. 게다가 다른 사람들은 안힘들어요?왜 자기만 힘들다고 생각하시죠? 일을 맡았으면 어떤 방법이라도 끝을 봐야할 것 아닙니까? 제가 1팀장님께 가서 김대리님에 대해 말씀을 드려야 해요?"김씨는 화가 났다.
"예, 그렇게 하십쇼. 더이상 제가 어찌할 수 없는 문제네요."김씨는 사무실을 나오며 어처구니 없음을 강하게 느꼈다. 처음부터 이럴 의도였던가.
다음날 1팀장은 김대리를 조용히 부르더니 말했다.
"김대리, 3팀장이람 먼 일 있었어?노발대발 해서 적당히 풀어주고 돌려보냈는데... 다음부턴 성질 좀 죽여. 김대리 열심히 하는건 아는데 싸워봐야 좋을 것 없어."
2팀장이 점심시간 지나가며 농담처럼 던진다.
"김대리는 좀 거칠어. 쌈닭이야. 어제 한판 했다며? 어른한테 공경해야지. 밥 맛있게 먹어라."김씨는 황당하다. 도대체 먼지. 김씨는 사표를 썼다.
제출하러 가는 길에 사무실의 무감정한 얼굴들이 보인다.
간교하고 사악하고 한편 무서운 웃음들이 무감정한 얼굴에 떠있다.
김씨는 발가벗겨진 기분을 안고 사표를 제출한다.
한마디 한다."졸라 드럽네, 나 갑니다. 잘사쇼. 씨발"김씨는 억울하고 후련하며 거지같은 기분으로 회사를 나갔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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