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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에세이]카더라 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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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더라 통신이란 말이 생긴지도
꽤 지난것 같은데, 그 통신의 무용성과
부작용에 대한 비판보다는 전술적, 정치적 수단으로서의 위용만 나날이 커져가는듯 하다.
올드보이에서 최민식에 대한 연민은
거의 모든 사람이 카더라 통신을 사용하고 한편으로 의존한다는 증거가 아닐까.
근데 '카더라'는 꽤 구체적이며 결정적으로 매우 추상적이다. 뜬구름 속에서 비가 내리는 느낌이다.
그 비를 맞을 대상은 정해져있지도 않다.
갑작스런 뜬구름비에 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입는다. 그리고 새로운 뜬구름을 제조하기도 한다.
그 과정의 반복속에 카더라는 친교의 수단이자 모략의 도구가 되어갔다.
도구화가 될수록 뜬구름은 더욱 높이 상승해 실제 현실과 멀어졌다.
사람들이 자주 쓰는 표현 중에 "왜 나를 믿지 못하니?" 또는 "저를 믿어주세요."등 믿음과 관련된 얘기들이 많다. 그리고 그 말을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소위 못 믿을 사람인것 같다.
현대인들은 무수한 소문 속에, 무절제한 비방속에 끊임없이 신뢰와 믿음을 찾아다니지만 사실 절대 찾을 수 없는 길이다. 신뢰나 믿음은 자신이 상대에게 주는 것이지, 요구하거나 구걸할 수 없다.
학생들도 참 그런 얘기를 많이 한다.
친구에게 배신당했다고. 배신은 신뢰를 등지는 것으로 기본적으로 신뢰로운 관계를 전제로 한다. 신뢰로운 관계란 배신했다는 정황이나 소문이 들리더라도 본인에게 확인하고 그 입장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수반한다. 근데 우리는 너무나 쉽게 배신당한다.
어쩔땐 적극적으로 배신을 당하기위해 노력하는 이들도 보인다. 그리고 미워한다. 배신의 사유와 감정의 정당성은 항상 '카더라 통신'이 담당하고 있다.
바람직한 인간관계 형성을 위해선 참 좋지않지만 가끔 누군가의 통신망에 무조건 아니라고 하고싶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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