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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2014.11.21._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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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겨울이 왔다.
기승전결의 결, 서론-본론-결론의 결,
결국의 결, 겨울이 왔다.
겨울은 몸이 추운만큼 마음의 따뜻함이 절실하다.
그래서 선물도 나누고 기부도 하고 소원도 빌어본다.
찬 겨울 바다의 붉은 태양을 보며 마음을 녹여본다.
어제 잠깐 들은 연수에서 선생님이 그런 말씀을 하셨다.
믿음, 소망, 사랑 중에 제일은 사랑이라고 예수님이 말씀하셨단다.
왜 사랑이 먼저냐, 그 분 말씀으론 믿음은 과거에 있고 소망은 미래에 있지만 사랑은 현재에 있기때문이란다.
공감이 된다. 사랑은 항상 현재에 있다.
마음이 따뜻해지기 위해선 현재를 사랑해야 한다.
현재 사랑하는 이가 있어야하고, 현재 사랑을 받고 있어야 한다.
선생님은 참 불쌍한 직업이다.
유통기한이 있기 때문이다. 외부로부터 주어진 유통기한이 아니라 스스로 가지는 유통기한이지만 계절의 변화와 함께
항상 그 시기는 다가온다.
사랑은 소망으로도 믿음으로도 채워지지 않는다.
현재가 지나가면 사랑도 희미해진다.
낙엽이 떨어질 때 쯤 겨울은 얼굴을 드리밀지만 울긋불긋 물든 단풍에서 애써 눈 돌리지 않았다. 굳이 내리지 않은 비를 안타까워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면서 마음의 바다에
닻을 내린다.
닻이 바닥에 도착하기도 전에 겨울은 오지만 그것은 사실 해결될 수 없는 문제이다.
겨울은 그렇게 항상 준비가 덜 된 사람들에게 조금더 일찍 찾아온다. 연탄이 부족하고 이불은 홀쭉하고 창틈이 벌어진 채 겨울이 찾아온다.
2014년도 겨울이 왔다. 아직 눈송이가 피지도 않았지만 겨울은 왔다. 노루잠에서 문득 깨도 여전히 어두운 계절이 왔다. 믿음, 소망, 사랑 중에 사랑의 계절이 왔다.
- 겨울에 대한 짧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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