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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한국교원대 파견 생활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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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가 공식적으로 대학원 파견을 갈 수 있는 곳은 서울대와 한국교원대, 단 두 곳뿐이다.
그 중 서울대는 파견인원이 많지 않고 영어공부도 따로 해야하는 어려움이 있어 많은 분들이 교원대 파견은 생각하는 것 같다. 이에 교원대 생활 후기를 통해 미리 알아두면 좋을 얘기들을 해보려고 한다.

1. 파견 조건


교원대 파견을 가는 조건은 간단히 말하면 시험을 쳐서 합격하면 된다. 다만 원서접수 과정에서 교장선생님의 사인이 필요하긴 하며, 시도교육청에 따라 약간의 제약은 차이가 있다. 문제는 시도별 파견 배정인원이 정해져 있어 교과 전공별 경쟁률과는 별도로 시도교육청 안에서 다른 과목과의 경쟁이 발생하는 데 이는 사실 예상하기 힘들어서 시험 잘쳐도 떨어질 수가 있다. 즉, 약간 운이 필요하다.

시험에 대한 얘기를 하자면 공개된 기출문제의 스타일을 참고하여 전공 공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면접과 연구계획서는 합격에 거의 영향을 주지않는다. 전공별로 시험문제 스타일이 매우 다르기때문에 이를 토대로 전략을 세울 필요는 있다. 나같은 경우 제시된 문제 중 2개 내지 3개를 선택해서 푸는 식이라 특정 분야는 아예 재끼고 공부했다. 물론 바쁜 교직 생활 중 공부시간 확보하는게 더 큰일인것 같긴 하다.

2. 주거


대학원 파견이 결정되었을 때 우선 생각해야 할 것이
주거문제이다. 약 세가지 정도의 선택지가 있는데,
첫째는 기숙사를 신청하는 것, 둘째는 집을 구하는 것, 셋째는 통근하는 것이다.
첫째 방법인 기숙사는 내가 알기로 보통 2인 1실을 쓰며, 당연히 식사가 포함되어있고, 방학 중에도 원한다면 있을 수 있다. 다만 조금 답답할 수 있으며 주된 강의실까지 은근히 거리가 있다.
교원대 근처 집에 대해 설명하면, 원룸촌과 아파트, 오피스텔 정도인것 같다. 교원대 정문근처에는 원룸촌이 있는데 월세가 크게 비싸지는 않지만 그 값만큼 시설도 협소하다. 그래도 가장 가깝고 비교적 새건물이 많아서 혼자 조용히 있기에는 무난하다. 교원대 근처에 아파트는 별로 없지만 정문 쪽에 서호아파트와 수정아파트, 후문에서 조금 나가면 한빛?아파트가 있다. 이름은 살짝 햇갈리니 확인바란다. 한빛아파트는 서호와 수정에 비해 멀지만 훨씬 그럴듯한 아파트고 채광도 좋다. 하지만 조금 비싸므로 혼자 생활한다면 조금 낭비인것 같다. 서호아파트는 엄청 싸지만 바퀴벌레가 많이 나온다는 악명이 있다. 하지만 모든 집이 그렇지는 않으리라 생각한다. 수정아파트는 서호아파트보다 살짝 더 가깝고 주변에 먹을 곳이 조금더 많으며 상대적으로 깨끗하다. 지하주차장이 있는것도 장점이다. 물론 서호보다는 비싸다.
마지막 옵션인 오피스텔은 교원대 주변에는 거의? 없고 차 있으신 분들이 조금 먼 곳에 잡는 방법이다. 오송이나 오창, 지웰시티 근처에 많이 집는 것 같다. 참고로 청주 대중교통은 정말 불편하니 자가용이 없는 사람은 가급적 하면 안되는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통근은 본인의 집까지의 거리와 집안상황에 따라 선택할 문제이긴 하지만 단순히 수업있는 날만 학교에 가야지,라는 생각으로 집이 멀면서도 통근하는 것에 대해서는 추천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우선 대학원 생활을 충실하고 보람차게 하기 어려우며, 수업과 별개로 진행되는 특강 및 여러 행사에 참여가 어렵다.( 물론 안해도 되지만~)
많은 사람들이 교원대 파견이 되면 등록비 지원이 되는 줄 알지만 교사 할인은 극히 조금이고 학기당 약 250만원 정도 납부해야한다.(계속 오르는 중) 그렇기 때문에 대학원 생활을 단순히 쉰다고 생각하면 상당히 돈이 아깝다. 그리고 사실 대학원 수업이란게 그리 만족도가 높기 쉽지않으므로 학비를 지출한만큼 학교를 충분히 활용하기위해 가까이 있는 것이 좋은 것 같다.
두번째는 이미지의 문제다. 상당수의 교원대 교수들은 파견 교사를 게으르고 요령을 피우는 사람으로 보는 경향이 있으며, 월급을 받으니 충실히 연구실에 박혀있길 바란다.(특히 자연계열쪽) 여기서 자세한 얘기를 다할수는 없지만 그들의 주장도 일견 타당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하며 파견 교사가 월급 루팡하는 이미지를 가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기에 가급적 학교에 자주 얼굴을 비추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3. 수업과 연구


우선 수업은 전공별로 워낙 다르니 별로 할말은 없지만 교육학은 가급적 인기강좌를 듣길 바란다. 난 그런거 잘 못챙겨서 남는거 들었는데 좀 아쉬웠다.
그리고 선수과목이라고 해서 학부 수업을 6학점까지 매학기 들을 수 있다. 나도 처음엔 열정으로 열심히 들었는데 문제는 교원대 자체가 교양강좌가 거의 없고 전공 강좌도 빡빡해서 대학원생이 들을만한 강좌가 거의 없다. 또한 학부생 신청후에 남는 자리에 들어가야해서 인기강좌는 거의 못듣는다고 보면된다.
연구 또한 연구실별로 많은 차이가 있겠지만 논문을 쓰는것 자체에 대한 교육은 많지 않다. 최대한 많은 논문을 보며 벤치마킹 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일 것이다.(학교에서 진행하는 특강쪽에 논문 관련된 강의를 듣는 것도 괜찮다)
사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도교수의 선정, 즉 어떤 연구실을 가느냐가 가장 큰 문제라고 할 수 있고, 이후의 과정은 부차적인 문제이다.
많은 사람들이 교수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지 않고,(사실 알아보기도 쉽지않지만) 전공과 실적으로 선택하곤 하는데 잘못하면 헤어나올 수 없는 늪에 빠질 수 있다. 최소한 교수의 최근 논문은 검색해서 읽어보고 인성과 스타일 등에 대해서도 선배학년에 물어보고 정하길 바란다.
그래도 연구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자기가 무엇을 하고싶은가, 이므로 자기성찰도 충분히 이루어져야겠다.

4. 감상

끝으로 파견 생활에 대한 감상을 적어보겠다.
일단 교원대가 감당하기에 파견 교사가 너무 많은 것 같다. 사실 다른 지역거점 사범대 대학원에 비해 교원대는 파견 교사를 그리 소중히 생각하지도 않고 파트너십도 별로 없다. 전국에 수많은 교사들이 모인 인력풀을 확보하고 있음에도 활용하지도 않고 대립구도를 만드는 것에 많은 실망을 느꼈다.
그런 아쉬움과는 상관없이 파견 생활을 통해 교직에서 잠시 떨어져 공부하고 좋은 동기선생님들을 만나 함께 여러 활동을 할 수 있어서 뜻깊었다고 느낀다.
교사가 계속 연구해야 하는 직업이라는 주장이 강해지는 만큼 대학원 파견을 전국 대학에 확대하면 좋을 것 같다.
그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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