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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자작 초 단편소설]위대한 세대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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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못이 있었다... 그 곳에 개구리 마을이 있었다..
 
많은 개구리들이 살기에 연못은 작았다.. 개체수가 증가해 결국 먹을 것이 부족하게 되었다.

 

굶주림에 허덕이는 개구리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무언가 대책이 필요했다.
 
용기있는 개구리가 나섰다. 이 연못 밖으로 나가보겠다고..
 
분명 좋은 세상이 나올 거라고.. 반드시 알아내서 돌아오겠다고..
 
용기있는 개구리는 모험을 떠났다..
 
연못을 나와 큰 도로가 나왔다.. 용기있는 개구리는 과감하게 도로를 횡단하기 시작했으나..

 

몇발짝 못 가 커다란 차에  깔려 죽고 말았다..
 
연못에 남아있던 개구리들은 용기있는 개구리가 돌아오지 않자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한참을 기다린 뒤 다른 의리있는 개구리가 나서기 시작했다.

 

분명 용기있는 개구리는 사고를 당한 거라고..
 
뱀에게 먹혔을 지 모른다고.. 자신이 조사를 해보겠다고 했다.
 
의리있는 개구리는 용기있는 개구리를 찾아나섰다.

 

친구의 시신이라도 거두기 위해 최선을 다하리라고 다짐했다..
 
의리있는 개구리 또한 도로를 만났고, 그  위의 처참한 시신을 발견했다.

 

친구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걸음을 떼던 의리있는 개구리는 자신 또한 납작한 신세를 면치 못했다...
 
의리있는 개구리 마저 돌아오지 않자 개구리 마을은 더욱 술렁였다.

 

알 수 없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몇차례 용기있는 개구리와 의리있는 개구리의 친구들이 나섰다.

 

다정다감한 개구리, 지적인 개구리, 멍청한 개구리, 존재감없는 개구리 친구들이 모험을 떠났지만

 

결국 아무도 돌아오지 못했다. 
 
개구리 마을에 남아있던 개구리들은 모두 극심한 공포와 불안을 느꼈지만

 

그 와중에 줄어든 개체수에 굶어죽진 않았다. 
 
한 개구리가 나섰다. 

 

이 개구리는 특이하게도 쥐상을 가진 개구리였다.

 

이름하여 경제적인 개구리는 사람들을 선동하기 시작했다. 
 
분명 이 연못 밖에 아주 좋은 세상이 있어 밖으로 나간 개구리들은 행복하게 살고 있을 거라고..

 

우리를 배신하고 자기들끼리 모든 걸 누리고 있을거라고.. 배신자를 찾아 처단해야 한다고..
 
그리고 우리 모두 그 좋은 곳으로 같이 가서 살자고.. 
 
많은 개구리들은 술렁이기 시작했고, 그 말은 꽤나 설득력이 있게 들렸다. 
 
경제적인 개구리는 계속해서 주장했다. 

 

흩어져서 가면 결국 배신하게 될거라고, 모두 같이 뭉쳐서 가야 한다고...

 

자신을 믿고 모든 것을 맡기라고 하였다. 
 
결국 개구리 마을의 대대적인 이주가 시작되었다.

 

많은 개구리들은 예전 황소개구리의 침략에 맞섰을 때처럼 결연한 의지로 뭉쳐졌고, 

 

단결된 힘으로 짐을 싸서 과감히 마을을 버릴 것을 결심했다. 
 
그들의 수도 이전은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연못을 떠나 얼마 후 그들은 엄청난 도로를 만난다.

 

많은 개구리들은 불안해하였지만 어느새 개구리들을 완벽히 장악한 경제적인 개구리는 
 
하늘이 내려준 마지막 관문이라고 설파하였다.

 

저 시련만 이겨내면 분명 낙원이 있을 것이라 다시 강조하였다. 
 
결국 개구리들은 도로를 건너기 시작했고, 많은 개구리들은 납작한 호떡 신세를 면치 못했다.

 

처참히 죽어가는 동료들을 외면한채 개구리들은 마냥 달리는 수 밖에 없었다. 
 
100마리가 넘던 개구리들은 겨우 쥐상의 경제적인 개구리와 6마리의 개구리만이 도로를 건널 수 있었다. 
 
선택받은 소수라는 사실에 희열을 느끼던 7마리의 개구리들은 잠시 쉬기위해 바닥에 걸터앉았다. 
 
조금 먼 곳에서 소리가 들려온다.
 
 "야야, 누가 저 개구리를 맞추는 지 내기하자"
 
승리감에 도취된 개구리들은 날아온 돌에 산산히 찢겨지며 죽어갔다. 
 
가까스로 돌을 피하고 있던 경제적인 개구리와 부하 개구리에게 구원의 손길이 내밀어진다.

 

한 사내아이가 개구리를 집에서 키우겠다고 생포를 선언한 것이다. 
 
경제적인 개구리는 약 30제곱센티미터 면적의 아파트를 장만하고 적절한 식량이 주어지는 대신

 

가끔 불쾌한 쓰다듬을 견디기만 하면 되는 낙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 
 
부하 개구리는 어느새 경제적인 개구리와 동급이 되었고, 영역 다툼을 하기 시작했다. 
 
파리가 자주 쉬어가는 바위에 대한 권리를 부하 개구리가 주장하자
 
경제적인 개구리는 " 지금은 곤란하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
 
라고 하며 아직도 옥신각신 하고 있다고 한다. 
 
한편 개구리들이 모두 떠나버린 개구리 마을은 남아있던 올챙이 마을이 되었다.

 

그들은 다리가 없어 버려진 자신들의 처지를 한탄하며, 어른이 되기만을 기다렸다. 
 
올챙이들은 없어진 부모 덕에 넘쳐나는 먹잇감에 대한 감사를 
 
전혀 하지 않은 채 풍족하게 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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