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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한풀이]이상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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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참 이상한 사람이 많다,고 말하면 마치 나빼고 다 이상한 사람이라 주장하는 듯 하여 다른 사람의 동의를 구하기 힘들겠지만 그래도 참 이상한 사람이 많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서 많다는 것은 비율적으로 더 많다는 의미는 당연히 아니지만 그럼에도 그 이상한 사람이 가지는 파급력을 생각한다면 단순히 주민등록상 한 명으로 다 똑같이 세는 것도 이상한 것 같다. 이상한 사람을 모른다면 좋겠지만 그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상한 사람들은 온몸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다른 사람은 고려하지 않은 채 범퍼카처럼 이리저리 부딪히려한다. 맞다. 그 몸사위는 부딪히기위한 몸부림이다. 이상함은 그 충격 사이에서 에너지를 충전하고 그 충격으로부터 자아를 찾는 듯 하다. 그렇게 비대해진 이상함으로 결국 장내는 가라앉거나 폭파되거나 전혀 기존의 형태를 알 수 없는 모습으로 변질되지만 원래 이상한 이상함은 그 이지러짐 마저 삼켜버리고 다음 장터를 찾아나선다. 이상함에 오염되버린 기존 장터에는 새로운 이상함도 태어나곤 한다. 재밌는 점은 이상함끼리 별로 친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언뜻 이상함의 이상함은 정상이 아닌가 생각할 수 있지만 이상함의 이상함도 그냥 이상함이며, 그들끼리는 그 이상함을 견디기 어려워한다. 언뜻 장터의 밥그릇 문제인가 싶기도 하지만 더욱 궁극적인 이유는 이상함이 이상함을 먹이로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 이상함은 이상함을 먹지않는다. 엄밀하게 먹을 수 없다. 이상함이 먹을 수 없다는 의미는 결국 이상함이 이상함을 유지하기 힘들다는 의미이므로 결국 그들은 다투고 한쪽을 쫓아내는 것 밖에 할 수 없는 것이다. 한 번은 정상으로 둔갑한 이상함이 갑작스레 그 본모습을 드러내며 습격을 해왔다. 이런 식의 변신이 가능한 이상함이야 말로 가장 위험하다. 정상 조차 이럴 때는 자신을 이상하다고 의심하지만 사실 정상은 정상이다. 결국 먹히는 것이다. 이상함이 진화하는 동안 정상도 조금은 방어능력을 높였지만 결국 정상 범주이다. 이상함을 이길 수 없다. 당신도 아마 이상함을 만날테지만 걱정은 하지마라. 이상한 세상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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