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듬뿍

거제도를 떠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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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지에 산 지 10여년.. 항상 누군가 어디서 왔냐고 물어보면 항상 거제도에서 왔다고 했다.
내가 직전에 어디에 있었던 가 하는 점은 별로 중요치 않았다.
내 고향이 거제도 였으니까.. 부모님이 살고 계시니까.. 명절에는 내려가니까..
그랬던 거제도를 진정 떠나게 되었다.
명절에도 가지 않을 테고, 호적 상 아무런 관련이 없는 곳이 되었으니..
그 기념이라고 하기엔 뭣하지만, 마지막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마음이 허하여 몇군데 혼자 돌아다녔다. 반나절도 안걸려서 집에 다시 돌아갔지만..
사실 나에게 매우 의미있는 곳은 한 군데도 안 간 것 같기도 하지만..
나의 소중한 시절에 함께 해준 거제도와 나의 기억 속의 모든 이에게 감사함을 느낀다.
내가 대학교에 가기 전만 해도 유명하지 않아서 몰랐던 바람의 언덕이다.
뒤늦게 누군가의 싸이에서 보고 거제도라는 사실에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난다.
예전에 갔을 때는 없었던 것 같은데 풍차가 생기고 가는 길도 잘 포장되어 있더라.

 

 

'바람의 언덕'이 있는 도장포항이다. 차가 많은데 해금강 가는 배를 타기 위해 온 관광객들의 차다.
해금강과 외도를 도는 관광 코스는 너무나 유명해서 사실 거제도는 몰라도 외도는 아는 사람을 많이 봤다.
해금강을 가는 배는 여러 군데에서 운항하는 데 그중에서도 도장포에서 타는 것이 제일 가까워 좀 더 알차고 길게 구경할 수 있다고 했다.

 

 

'바람의 언덕 '을 가기 위해선 약간의 산 길?을 지나야 한다. 약 5분이면 충분히 가는 낮은 언덕이다.
길의 마지막에 조금 높은 계단이 나오고 그 끝에 바람의 언덕이 나온다. 아래 사진은 막 도착해서 찍은 거다.

 

 

 

 

 

매우 멀어보이지만 사실 무지 가깝다. 그럼에도 굳이 내려가진 않았다. 그냥 멀리서 보는 게 좋아서..;;

 

 

 

풍차를 가까이서 찍어봤는데 무지 크더라. 해가 중천이라 그림자에 숨어 찍다보니 조금 짤렸다.
근데 겉은 풍차지만 사실은 전기로 돌아가는 것 같더라. 확실하지는 않다.
그리고 날개가 생각보다 빨라서 바로 밑에 있으면 조금 무섭다.ㅎ

 

 

산으로 가는 계단이 있길래 한번 가봤다. 나도 처음 가본 것 같다.

 

 

 

 

이런 정자가 두 개나 있다. 별로 높지도 않은데..신경 많이 쓴 듯~!!

 

 

갑작스런 대나무 밭~!! 아주 어릴 적 아버지랑 죽순을 캐러 어딘가 간 적이 있었는데..
느낌 상 여기 였던 것 같기도 하고...하지만 알 수는 없다.
문득 대나무를 보며 강세용부장님 생각이 났다. 하나 들고가서 지시봉?으로 만들까..ㅎㅎ

 

 

 

바람의 언덕 반대쪽으로는 아름다운 해안 지형을 자랑하는 신선대가 있다.
처음 봤을 때도 느꼈지만 정말 멋진 곳이다. 개인적으로 가 본 바다 중 가장 아름다운 곳이다.

 

 

 

내려가는 길도 나무로 예쁘게 꾸며 놓았다. 나의 실려이 부족하여 사진으로는 감동이 좀 약한 듯..ㅠㅠ

 

해식동굴이 보인다. 뿐만 아니라 해식애와 파식대지 등 중학교에 나오는 해안 지형이 잘 관찰되는 곳이다.

 

바위를 끼고 아주 작은 몽돌 해변이 있다.

 

  

 

개인적으로 매우 재미있는 지형이라 생각한다.

경사가 반대인 암석 사이로 몽돌이 깔려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아마 향사구조에 퇴적된 결과 인듯 하다. 또한 기반암의 침식면을 보면 대략 해수면 이동이 느껴지는 데 사진으로는 잘 보이지 않는구나. 아무튼 종합적인 해석을 시도하기에 좋은 곳이라 생각한다.  

 

신선대 도착~!!

 

 

몽돌 해변 전경~!! (우리가 잘 아는 몽돌 해수욕장을 말하는 건 아님.)

 

안전을 위한 철 구조물이 영~ 거슬린다.

 

아~~ 예쁘다.

 

 

 

 

소나무가 고고하다. 좀 더 발품을 팔아 둘러볼 껄 하는 후회가 생긴다.
사실 이 날 진짜 많이 돌아다니려고 했는데.. '바람의 언덕'과 '신선대'를 보고 나니
굳이 다른 곳에 가도 별로 성에 차지 않을 것 같아 그냥 집에 갔다. 동생도 곧 온다고 해서
장도 봐야 했고.. 새삼 아쉽다.

 

돌아가는 길에 잠시 서서 찍은 '구천댐'~!! 거제도에서 가장 큰 댐이다.

이 것 외에 댐이 있는 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버지가 어릴 때 여기서 나오는 물로 머~ 머~ 한다고 많이 얘기해주셨는데..기억은 안나네..
그냥 어른들이 차 타고 지나가며 던지듯 하는 말만 기억난다.
"이야~ 구천댐에 물 많이 찼네.." 또는 "이야~ 구천댐에 물 많이 줄었네~"

 

 

이렇게 섭섭하게 허무하게 나의 나들이는 끝났다.
다음엔 관광으로 지인들과 올 날을 기약하며 거제도를 떠난다.

-2013.03.01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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